AI 에이전트, 마케팅 실무에 진짜 쓸 만할까 - 두 달 써본 후기
지난달 광고주 미팅에서 담당자가 대뜸 이런 질문을 던졌다. "요즘 에이전트형 AI 쓰세요? 저희는 브리핑도 그걸로 짠다던데." 순간 뭔 소린가 싶었다. 챗봇이랑 뭐가 다른 건데. 근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이게 요즘 업계에서 은근히 자주 나오는 얘기더라.
말이 나온 김에 정리하자면, 에이전트형 AI는 그냥 질문에 답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단계 작업을 알아서 쪼개서 처리해주는 걸 말한다. 예를 들면 "이번 주 블로그 발행 스케줄 짜줘"라고 하면 자료 조사하고, 초안 만들고, 태그까지 붙여서 정리해주는 식. 나도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여튼 두 달 정도 실제로 업무에 물려서 써봤다. 오늘은 그 얘기를 좀 해보려 한다.
처음엔 그냥 신기한 장난감인 줄 알았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며칠은 그냥 이것저것 시켜보는 재미로 썼다. 그러다 실제로 손이 많이 가던 작업에 붙여보기 시작했는데, 제일 먼저 시도한 게 블로그 발행 스케줄 관리였다. 이 시리즈도 그렇고, 클라이언트 블로그도 그렇고 매번 "오늘 뭐 쓰지"부터 시작하는 게 은근히 피곤한 일이었달까.에이전트한테 시리즈 목록이랑 지금까지 쓴 글 목록을 던져주고 "다음 편 뭐 쓸지 정하고 초안까지 짜줘"라고 맡겨봤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근데 완벽하지도 않았다. 겹치는 주제를 골라올 때도 있고, 내 말투를 흉내 낸다고 흉내 내는데 어딘가 붕 뜬 문장이 섞여 나오더라. 그래서 결국 사람이 한 번은 손봐야 하는 구조가 됐다.
두 번째로 써본 건 이미지 보정 배치 작업 자동화였다. 클라이언트 사진 백 몇 장을 톤 맞춰서 넘겨야 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걸 하나하나 만지다 보면 하루가 그냥 날아간다. 에이전트한테 "이 프리셋 기준으로 톤 통일해줘"라고 맡겼더니 반복 작업 자체는 확실히 줄어들었다. 다만 미묘한 피부톤 차이나 배경 조명 같은 건 결국 내가 다시 확인하고 고쳐야 했고.
숫자로 보면 이런데, 체감은 좀 다르다
세일즈포스가 낸 2026년 마케팅 리포트를 보면 마케터의 87%가 생성형 AI를 업무에 최소 하나는 쓰고 있다고 한다. 2024년엔 51%였다니 확실히 빠르게 늘긴 늘었다. 근데 재밌는 건 '에이전트'로 좁히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는 거다. 디지털어플라이드가 에이전시 250곳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실제로 브리핑 작성이나 SEO 감사 같은 걸 에이전트가 실무 프로세스에 물려서 돌리고 있는 곳은 열 곳 중 네 곳 정도였다.내 기준으로 이 숫자가 딱 맞는 것 같다. 다들 에이전트 얘기는 하는데, 진짜로 업무 프로세스에 박아 넣고 돌리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더라. 나만 해도 아직 절반 정도는 "일단 시켜보고 결과 확인" 단계에 머물러 있고, 완전히 손 놓고 맡기는 작업은 몇 개 안 된다. 크레딧은 소중하니까 이것저것 다 맡겨보긴 어렵기도 하고.
클라이언트 작업에서는 아직 조심스럽다
솔직히 클라이언트한테 나가는 결과물에 에이전트를 통으로 맡기는 건 아직 안 한다. 못 써봐서 모르겠다기보다는, 써봤는데 검수 과정이 오히려 더 늘어나는 경우가 있어서다. 특히 브랜드 톤앤매너가 확실한 광고주는 에이전트가 초안을 짜와도 결국 내가 처음부터 다시 다듬는 일이 많았다. 아, 이건 진짜 반성했다. 시간 아끼려고 쓴 건데 오히려 검수에 시간을 더 쓴 날도 있었으니까.그나마 쓸모 있었던 건 내부용 자료 정리나 1차 초안, 반복적인 보정 작업처럼 최종 책임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 영역이었다. 이 정도 선에서 시작하시길 권한다. 처음부터 클라이언트 납품물에 통으로 맡기는 건 개인적으로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
- 반복 작업(이미지 보정, 자료 정리) → 이 정도는 확실히 시간 벌어준다
- 초안 생성 → 톤 다듬는 건 결국 사람 몫, 기대치 낮춰야 한다
- 최종 납품물 → 아직은 사람이 마지막 확인 필수, 이건 당분간 안 바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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