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럴 원고 작업에 AI 도구 쓰는 법과 쓰면 안 되는 법

 
얼마 전에 오래 거래하던 광고주한테 연락이 왔다. 신제품 육아용품인데 맘카페에 후기성 원고 몇 개 깔아달라는 거였다. 익숙한 작업이긴 한데, 이번엔 "AI로 좀 빨리 뽑아줄 수 있냐"는 말이 붙었다. 솔직히 이 질문 요즘 진짜 자주 받는다. 그래서 오늘은 이 얘기를 좀 정직하게 해보려고 한다.

네이버에 맘카페 검색 시 나오는 화면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반은 되고 반은 안 된다. 애매하게 들리겠지만 실제로 해보면 정말 그렇다.

먼저 되는 것부터. 초안 뼈대 잡는 데는 챗GPT든 클로드든 확실히 쓸모가 있다. 제품 특징 넣고 "30대 초보맘이 실사용 후기 쓰듯이"라고 프롬프트 던지면 그럴싸한 문장이 뚝딱 나온다. 특히 여러 개의 카페에 조금씩 다른 버전으로 뿌려야 할 때, 문장 구조를 바꿔주는 용도로는 클로드가 개인적으로 더 낫더라. 어색한 AI 특유의 말투가 상대적으로 덜 나온다고 느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기준이고 다르게 느끼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근데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맘카페 회원들, 진짜 매의 눈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이거 광고 아니에요~"라고 써놓으면 그냥 넘어갔는데 요즘은 다르다. 광고 잡아내는 게 하나의 놀이 문화처럼 자리잡았다는 기사도 봤는데, 실제로 딱 그렇다. AI가 뽑은 원고는 문장이 너무 매끈하고, 감탄사가 어색한 자리에 들어가고, 무엇보다 '내 아이 얘기'가 없다. 진짜 육아맘이 쓴 글엔 꼭 삼천포로 빠지는 디테일이 있는데 — 예를 들면 "이거 쓰다가 애가 갑자기 열나서 놀랐잖아요, 그건 별개고" 같은 — AI는 그런 걸 못 만든다. 아니, 프롬프트로 억지로 넣으라고 하면 넣긴 하는데 티가 확 난다.

그래서 내가 실제로 하는 방식은 이렇다. AI로 3~4개 버전의 뼈대를 뽑고, 거기서 절반은 갈아엎고, 진짜 있었을 법한 사소한 에피소드를 내가 직접 얹는다. 시간은 확실히 줄지만 "AI가 다 써준다"는 기대는 접는 게 맞다. 클라이언트한테도 이 부분은 솔직하게 얘기한다. 빠르게는 되는데 '자연스럽게'는 사람 손이 훨씬 더 들어간다고.

그리고 이건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데, 법적인 문제도 있다. 공정위 자료 보니까 대가를 받고 쓴 후기인데 이걸 밝히지 않으면 표시광고법 위반이고, 심한 경우엔 매출의 2%나 5억원 이하 과징금까지 물 수 있다고 한다. AI로 원고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뽑든, 이해관계 없는 일반 소비자인 척 위장하는 순간부터는 도구 문제가 아니라 법 문제가 된다. 이 부분은 AI가 대신 판단해주지 않는다. 결국 원고 방향 잡는 건 사람 몫이라는 걸, 작업하면서 계속 실감한다.

써보니 좋더라는 얘기가 마케터들 사이에 많이 도는데, 나도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다만 "좋더라"의 기준이 다들 다른 것 같다. 속도가 빨라졌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데, 결과물의 완성도는 여전히 사람이 얼마나 다듬는지에 달려있다. 이 업계에서 AI 하나 켜놓고 클릭 몇 번으로 끝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란 거, 직접 겪어보고 알아두시길.

결론은 늘 같은 말이긴 하지만, 도구는 도구고 원고는 결국 사람이 완성한다는 것. 다만 그 '완성'에 드는 시간이 예전보다 확실히 줄어든 건 맞다. 그 정도 선에서 기대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을까, 내 생각은 그렇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AI 마케팅 도구 활용기 ⑥ 영상 AI 도구, 힉스필드·씨댄스·드롭샷까지 써보고 정리

AI 마케팅 도구 활용기 ① — 다들 쓴다는데, 진짜 효과 있을까

AI 마케팅 도구 활용기 ② — 용도별로 골라 쓰는 AI 마케팅 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