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콘텐츠, 진짜 성과 분석
이번 편은 좀 다르게 써보려고 한다. 도구 소개 없다. 팁도 없다. 그냥 숫자만 깐다.
시리즈 내내 이 도구 좋다, 저 도구 아쉽다 떠들었는데 솔직히 그런 얘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고. 결국 궁금한 건 하나 아닌가. 그래서 그거, 돈이 되냐. 조회수가 나오냐. 오늘은 내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AI를 끼고 만든 콘텐츠들의 실제 성과를 정리해봤다. 어디까지나 내 계정, 내 클라이언트 기준이니 그 점은 감안하고 보시길.
먼저 블로그. 상반기에 클라이언트 블로그에 올린 글이 총 62건이었는데, 이 중 AI 초안을 기반으로 쓴 게 41건,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쓴 게 21건이었다. 발행 30일 기준 평균 조회수는 AI 기반 글이 대략 340, 손으로 쓴 글이 410 정도. 어, 손으로 쓴 게 더 높네. 나도 처음 집계하고 좀 놀랐다.
근데 여기엔 함정이 있다. AI 기반 41건 중에 상위 5건이 전체 조회수의 절반 가까이를 먹었다. 제일 잘 나온 글 하나가 30일에 2,900을 찍었는데, 이 글은 AI 초안에 내 경험담을 세 문단 넣고 제목을 네 번 갈아엎은 놈이었다. 반대로 AI 초안을 거의 그대로 낸 글들, 그러니까 내가 바빠서 대충 손보고 넘긴 글들은 평균 90도 안 나왔다. 90이면 뭐... 사실상 아무도 안 봤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AI로 쓰면 조회수가 오르냐"는 질문 자체가 틀린 것 같다. AI로 쓰고 사람이 얼마나 고치냐가 갈랐다. 내 데이터에선 그랬다.
릴스는 좀 더 극적이었다. 상반기에 미드저니와 클링으로 만든 릴스가 23개, 직접 촬영해서 편집한 게 17개. 평균 도달은 AI 제작 쪽이 4,200, 촬영 쪽이 3,100으로 AI가 앞섰다. 제작 시간은 AI 쪽이 편당 평균 2시간, 촬영 쪽이 6시간 이상이었으니 시간당 효율로 따지면 비교가 안 된다.
근데 저장수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촬영 릴스는 평균 저장이 38인데 AI 릴스는 19였다. 절반. 댓글도 촬영 쪽이 두 배 가까이 많았다. 도달은 AI가 이기고 반응의 깊이는 실사가 이긴다는 게 내 상반기 결론이랄까. 알고리즘은 AI 영상을 잘 밀어주는데 사람 마음까지는 못 미는 느낌.
전환. 사실 이게 제일 아픈 대목이다. 3월에 한 클라이언트 상세페이지를 AI 카피 기반으로 리뉴얼했는데, 유입은 리뉴얼 전보다 22% 늘었는데 구매전환율은 2.1%에서 1.8%로 떨어졌다. 아, 이건 진짜 반성했다. 카피가 매끈하긴 한데 이 브랜드여야 하는 이유가 없었다. 결국 5월에 대표 인터뷰 딴 내용을 카피에 다시 녹여서 2.3%까지 올려놓긴 했다. 훌쩍.
해외 통계도 비슷한 소리를 한다. AI가 손댄 광고 소재가 클릭률을 47%까지 올렸다는 자료가 있는데, 근데 같은 계열 조사에서 객단가 10만 원 넘는 상품에선 AI 소재 전환이 오히려 8% 나빴다고 하더라. 싼 건 AI가 팔고 비싼 건 아직 사람이 판다는 건데, 내 상세페이지 데이터랑 정확히 겹쳐서 좀 소름이었다. AI 콘텐츠도 사람이 편집을 거친 경우에만 이탈률이 개선됐다는 조사도 있었고. 편집 안 한 순수 AI 글은 개선이 없었다는 게 포인트다.
숫자를 다 깔아놓고 보니 결론은 심심하다. AI는 내 콘텐츠 생산량을 대략 1.8배로 늘려줬고, 잘 나온 놈들의 성과는 사람 콘텐츠 못지않았고, 대충 낸 놈들은 예전 같으면 아예 세상에 없었을 글이 조회수 90짜리로 존재하게 됐을 뿐이다. 총량은 늘었는데 평균은 내가 하기 나름이었다는 것.
여튼 하반기에도 계속 집계해볼 생각이다. 12월쯤 연간 데이터로 한 번 더 깔 테니, 본인 데이터 있으신 분들은 댓글로 서로 까보면 재밌을 것 같고. 결론은 늘 같은 말이긴 하지만..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하는데, 숫자를 안 보는 나는 자주 거짓말을 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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